성명/입장(주)LG의 주주총회를 맞이하는 청소노동자들의 입장 “LG 청소노동자 고용승계가 ‘정도경영’이다”

2021-03-26
조회수 153

LG 청소노동자 고용승계가 ‘정도경영’이다

(주)LG의 주주총회를 맞이하는 청소노동자들의 입장

 

 

오늘 (주)LG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LG트윈타워 앞에는 100개의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해고된 청소노동자들은 직접 ‘행복한 고용승계 텐트촌’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림을 그리고, 텐트 위에는 고용승계 바람을 담은 노란 바람개비를 달았다. 60평생 처음 겪는 해고의 100일이었고, 투쟁의 100일이었지만 청소노동자들은 아직도 생기가 넘친다.

반면에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이끈다는 LG의 노무관리며 노동조합에 대한 대응은 마치 80년대의 그것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다. 청소노동자에게 주는 최저임금조차 임금꺾기를 할 때부터, 생활임금을 달라니까 10원을 올려주겠다며 1년동안 교섭을 질질 끌고, 용역업체 변경한다며 청소노동자들을 몽땅 해고하는 전 과정이 다 그러했다.

다른 사업장에서라면 용역깡패나 할 행동을 LG에서는 원청이자 LG 계열사인 에스앤아이 직원들이 거침없이 저지른다. 새해 첫날부터 음식을 탈취해서 후문밖에 뿌리며 ‘나가서 주워먹으라’고 청소노동자들을 조롱했던 것도, 쟁의물품을 탈취하려다 충돌이 생겼을 때 청소노동자를 밀어서 갈비뼈가 부러지게 만든 것도, 텐트촌이 들어서자 바닥에 물을 뿌려 노동자들의 잠자리를 물바다로 만든 것도 애스앤아이이다. 주주총회만 열어도 언론에 보도되는 글로벌 대기업의 대응이라기엔 너무 치졸하고 비열하지 않은가?

오늘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구광모 대표이사의 선임이 올라와 있다. 구광모 회장이 있는 동관 30층 회장실에서 엘리베이터로 7초면 로비에 있는 청소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10원을 아까워하는 재벌그룹답게 7초의 시간도 청소노동자에게는 내지 못하는 모양이다. LG가 해결하라, 구광모 회장 만나자는 외침이 100일째 이어지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사외이사들도 마찬가지다. 김상헌 국립극단 이사장, 이수영 에코매지니먼트코리아홀딩스 집행임원이 사외이사로 선임된다고 한다. 정작 이사가 되고자 하는 바로 그 기업에서 해고된 청소노동자들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21세기에 이사가 되려면 적어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정도는 고려해야 하지 않는가? 하다못해 기업이익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청소노동자 집단해고로 인해 그간 LG그룹이 내세워온 인간존중, 정도경영의 기업이미지는 나락에 떨어졌다. 이런 문제에 답변조차 하지 않는 분들이 과연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고 수행해야 하는 이사직에 걸맞는지도 의심스럽다.

LG의 주주총회가 이번처럼 엄중한 경비와 방호 속에 치러지는 일도 아마 처음일 것이다. LG측은 60대 청소노동자 30명이 그렇게도 무서운가? 아니면 하청, 용역으로 제일 밑바닥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쥐어짜서 지금의 막대한 부와 권력을 쌓아올린 사실이 이 농성을 통해 여지없이 폭로되고 있는 것이 부끄러운가? 그렇다면 해결책은 하나다. 100일을 외면해온 유일한 해법, 고용승계를 하라. 우리의 요구는 그것뿐이다.

 

 

 

2021.3.26.

 

공공운수노조 엘지트윈타워분회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