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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호-표지(덕성여자대학교분회)] 덕성여대 여성 청소노동자들과 페미니스트들의 연대

2022-12-15
조회수 52

우리도 함께 ‘뒷:감당’ 하겠습니다


Ⓒ 2022년 12월 7일, 북콘서트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X덕성여대분회 함께하는 북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이 집단해고된 트위터 청소노동자들에게 연대의 인사를 보내고 있다.


아픈 몸들이 있습니다. 늘 더 많이 일하기를 강요하고 노동의 대가를 더 적게 주려고 기를 쓰는 자본가들 때문에 노동자들의 몸은 많이 아픕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특히나 일상적 차별과 폭력에 더 많이 노출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더 그렇습니다. 산재와 가난의 굴레 속에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아픈 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아픈 몸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바로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X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함께하는 북콘서트’에서 말입니다. 지난 11월 18일, 덕성여대분회 농성장에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페미니스트들과 덕성여대분회 조합원들이 처음 만났습니다. 함께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던 이들이 그날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페미니스트 연대’가 시작되었습니다. 8월 24일 덕성여대 졸업식에서 학생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는 조합원들에게 학교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근무시간인데, 뒷감당할 수 있겠어요?”

조합원들은 학교의 말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걱정마세요. 앞감당도 할 겁니다.”

페미니스트들과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학교의 터무니없는 엄포에 함께 뒷감당을 하기로 했습니다. 총장실 앞에서 먹고 자며 농성한 지 65일차, 페미니스트들과 학생들, 그리고 노동자들이 총장실 앞 농성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투쟁해오던 우리는 이렇게 만났습니다.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의 저자 조한진희님은 왜 우리가 그토록 아플 수밖에 없었는지,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멸시와 차별의 시선이 어떻게 우리를 아프게 만들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프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목소리 높여 함께 싸워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들은 그렇게 서로를 만나고 있습니다.

북콘서트에는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칼럼을 쓴 김관욱 덕성여대 교수와, 페미니스트로서 다양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주희 덕성여대 교수도 함께했습니다. 덕성여대 학생들도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를 조금씩 더 높여가고 있습니다. 우리를 피해다니기만 하는 총장과는 달리 우리는 함께 '뒷감당'하는 이들과 함께 정면 승부 중입니다.

페미니스트들은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이 곧 우리 모두의 투쟁임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승리하는 것이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향한 큰 한 걸음이라는 것을 알려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나날이 더 연결되고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연대에 여러분도 함께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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