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여전히 '유령' 취급당하는 청소 노동자의 시간”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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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실 계단 옆 공간에 누워있을 수밖에 없는 청소노동자들
▲  수술실 계단 옆 공간에 누워있을 수밖에 없는 청소노동자들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많은 병원 청소노동자들은 휴게공간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휴게실, 화장실은 노동자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공간임에도 비용의 문제로, 여력의 문제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세브란스 병원만이 아니다.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여러 병원의 청소 노동자들이 휴게 공간 문제를 제기하며 개선을 요구했지만 개선된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비단 병원만이 아니다. 2019년 서울대에서 일하던 청소노동자가 직원 휴게실에서 숨진 사고가 드러나면서 열악한 휴게 공간 문제가 다시 조명되기도 했다.


공간 문제만이 아니다. 휴게 시간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있다. 아침ㆍ점심시간 1시간을 꽉 채워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수술방 노동자들은 새벽 5시 40분에 출근해야 준비를 끝내 오전 7시에 아침을 먹을 수 있지만, 20분 만에 밥을 먹고 바로 일해야 한다.


중환자실 역시 독립적인 공간이 없기에, 계단에서 식사하거나 휴식을 취해야 한다. 제대로 쉴 시간ㆍ공간이 없기에, 노동자들은 무리한 몸을 제때 풀어주지 못해 육체적 피로 및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계단에서 밥을 먹고 계단 아래서 쉬어야 하는 것, 그것이 청소노동자들이 여전히 '유령'으로 불리는 이유다.

 

"우리는 쉬는 시간이 없다고 봐야 해. 아침에는 앉아있지도 못하고 바로 일 해야 해. 점심에 1시 반에서 2시 반 밥 먹는 사람은 식당 청소를 해주고 와야 해. 우리는 앉아보지 못하고 그냥 일을 해야 하는 거지. 그리고 저희는 누워있거나 쉴 공간이 없어요. 먹고 그냥 계단 밑에 그 뭐야 라꾸라꾸 같은 의자 하나 놓고 거기서 쉬는 거예요."


"나도 오늘 00 언니하고 계단에서 먹었어. 우리는 다 계단이야."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직장내괴롭힘 상황


만연한 인력 부족과 쉴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병원 청소 노동자들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역시 심각하다. 2019년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용역업체 현장 소장을 통한 부당노동행위ㆍ노조탈퇴 종용ㆍ근무지 차별 배치ㆍ시말서 강요 등이 가해졌다는 점이 사회적으로 알려졌다.


2018년 '고용노동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활동결과 보고서'에 노조 무력화 및 부당개입 관련 사례로 포함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여전히 이러한 문제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데 있다.


당시 노동부가 파악한 체불임금은 식대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는 방식으로 4년간 임금체불을 해왔고, 체불임금 규모만 8억 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코로나 19로 모여 있는 것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지시는 계속해서 내리지만, 제대로 밥을 먹고 휴게를 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업체의 지침은 충분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모든 문제는 개인이 감당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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