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대학 청소노동자 휴게실 가보니…“대소변 소리 들으며 밥먹고 쉽니다”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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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10개 대학 청소노동자 휴게실 긴급점검
이화여대 35곳 중 32곳 지하에, 명지전문대는 화장실 안에
동국대 학술관 휴게실은 기계실 안, 홍익대·중앙대는 지하 주차장 옆에

화장실 옆에 설치되어 있는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공학관 청소노동자 휴게실.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조형관 에이(A)동 청소노동자 휴게실을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길을 물어 쓰레기장을 지나 건물 뒤쪽으로 돌아가자 음지에 컨테이너가 하나 서 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서울의 수은주는 30도 아래로 내려가 있었는데, 컨테이너 안은 바깥보다 더웠다. 보일러를 틀었나 해서 반사적으로 바닥을 손으로 짚어볼 정도였다. 실제 온도계로 재어보니, 컨테이너 밖 온도는 29도였지만 휴게실 안 온도는 30도였다. 기온이 올라가면 이 차이가 훨씬 벌어진다고 한다. 심지어 이날 아침부터 에어컨을 최대한 켜 놓은 결과가 이랬다. 2003년 생산된 에어컨은 학교가 여러 곳에서 쓰다가 제 기능을 거의 잃은 뒤 이곳에 설치됐다.


문제는 온도만이 아니었다. 휴게실에서 60m 남짓 떨어진 곳에는 조형 과목 실습을 위한 석조장, 목조장, 용접장이 모여 있다. 용접장에선 쇳가루가 자글자글 밟혔고, 석조장에선 분필 가루를 들이마신 느낌이었으며, 목조장에선 눈이 따가웠다. 용접장에 16개, 석조장·목조장에 6개의 환풍기가 달려 있었다. 이 환풍기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오는 돌가루와 쇳가루, 톱밥 가루는 청소노동자 휴게실로 빨려 들어갔다. 휴게실에도 환풍기가 있지만, 그나마 에어컨 바람이 빠져나갈까 봐 틀지 못한다고 한다.


일어서면 머리가 닿는 동국대 청소노동자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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